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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도로 위, 노인의 자리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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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평택신문 │ 기사작성 2019-8-12 │ 조회50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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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도로 위, 노인의 자리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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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복 기자

지난 6일 오전 전북 전주에서 82세 A씨가 운전하던 승용차가 아파트 내 설치된 간이 수영장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해 부근에서 놀던 어린이 3명과 보육교사 2명이 부상을 당했다. A씨는 “방향을 전환하는 도중 의도치 않게 차량이 돌진했다”며 차량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을 주장했다. 직접적인 사고원인이야 정밀한 조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이 사고로 인해 오랜 시간 지속되던 ‘고령운전자’의 운전 자격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 됐다.

도로교통법 상 만 65세 이상의 운전자가 고령운전자에 속한다.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해 약 298만 명이 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운전자의 9% 수준으로, 지난 2010년 100만 명 수준에서 8년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초고령 사회가 진행될수록 그 비율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고령운전자 비율은 오는 2028년에는 전체의 22%, 2038년에는 35%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고령으로 발생하는 조작·인지능력 감소와 반사신경의 저하가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 발생률은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고, 지난해 최초로 3만 건을 넘어섰다. 면허 반납 등의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정책과 여론은 이러한 각종 통계와 위험성을 앞세우며 고령자들을 도로에서 내보내는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이미 다수의 지자체는 교통비 제공 등을 대안으로 고령운전자들의 면허 반납을 권장하고 있다. 진주시의 경우 고령운전자가 운전면허를 반납할 경우 10만 원이 충전된 교통카드를 지급하고, 현재 운전을 하고 있는 고령운전자의 경우 교통카드와 함께 5년간 시내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런 지원정책을 통해 한 달 만에 247명의 고령운전자가 면허를 반납하는 등 효과를 보고 있다. 진주시는 연말까지 지원예정인 500명을 상회하는 면허 반납이 이루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면허증 자진 반납에 동참한 인원이 63명임을 감안하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면허 반납 물결은 아직은 진주시에 한정되어 있는 상태다.

경찰 역시 면허를 반납하지 않은 고령운전자의 운전능력에 따른 ‘조건부 면허제’를 계획하고 법 개정을 추진하는 등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대책마련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런 지원과 정책 변화는 고령운전자의 면허 반납을 효율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지만, 자칫 고령자를 교통 취약계층으로 내모는 비인도적인 행위로 비춰질 수 있다.

특히 면허를 반납해도 자유롭게 원하는 목적지를 왕래할 수 없는, 교통편의성이 높지 않은 지방 소도시의 경우 교통비 지원이 면허를 반납할 수 있는 현실적인 요건이 되지 않는다. 이 경우 교통 약자 이동차량 등의 정책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지자체 수준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또한 운전을 직업으로 삼는 고령운전자들에 대한 지원 대책은 전무한 상황이다. 특히 택시 기사의 경우 2018년 기준 전국 택시 기사 약 27만 명 중 7만 3천명 이상이 65세 이상의 고령자로 면허증 반납은 생계와 직결되는 문제다. 이런 상황에 직면해 있는 고령운전자들은 도로 밖으로 내몰리는 여론에 불쾌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고령운전자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고령자들을 무작정 도로에서 내몰기에는 현실적인 대안이 충분하지 않은 것이 현재의 문제점으로 보인다. 서둘러 일을 그르칠것이 아니라 충분한 여론수렴과 숙고의 과정을 거쳐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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