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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학교폭력이 남의일이 아닌 것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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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평택신문 │ 기사작성 2019-9-9 │ 조회59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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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이 남의일이 아닌 것이 됐다.

지난달 말에 느닷없이 학교폭력이 증가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교육부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를 호소한 학생이 2017년 3만 7천명에서 2018년 5만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런데 경찰청에서 공개한 자료는 조금 다르다. 2017년 7만 2천여건 이었던 신고건수는 2018년 6만 2천여건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당국은 다양한 예방교육으로 학생들이 학교 폭력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교육부에서 실시한 학폭실태조사에서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경찰청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학폭을 이유로 검거된 인원 역시 2017년 1만 4천건에서 2018년 3만 3천여건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당국의 분석이 맞는것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러한 성급한 결론은 굉장히 위험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통계자료를 다른 시각에서 본다면 전혀 다른 결론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학교폭력이 증가세를 나타낸데 반해 경찰청에 접수된 학폭건수가 감소세를 보이는 것을 보면, 당국의 분석과 같이 학교폭력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져서 학폭을 체감하는 학생들이 높아져서 그렇다 볼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경찰의 도움이 필요한 ‘물리적 폭력’보다는 언어폭력이나 집단 따돌림 등 ‘정신적 폭력’이 증가했기 때문일 가능성도 높다. 여기에 학생들 대상으로 실시되는 학교폭력 예방교육이 ‘물리적 폭력’과 그에 따른 처벌에만 초점을 맞추다보니 가해학생들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 ‘정신적 폭력’으로 괴롭힘의 방법을 바꾸었을 가능성도 농후하다. 요즘 아이들의 영악함을 고려하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것 같다.

실제 교육부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학폭 피해는 언어폭력(35.6%)이 가장 많았고, 집단따돌림(23.2%), 사이버 괴롭힘(8.9%), 스토킹(8.7%), 신체폭행(8.6%)의 순이었다. 물리적 폭력인 신체폭행은 채 10%도 되지 않는다. 게다가 그 수치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사실 필자도 학교폭력 피해자의 가족이다. 그래서 더욱이나 매스컴에서 보도되는 학교폭력 기사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필자도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조카가 있다. 중학교때는 공부를 등한시하더니 금년에 실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한 이후로는 공부도 곧 잘하는 편이다. 반에서도 상위 10%내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니 기특하다는 생각에 자주 용돈을 챙겨주는 편이다. 그런데 1학기를 절반정도 보냈을 무렵 필자에게 고민을 털어놨다. 학급 친구들 중 몇몇이 따돌리거나 괴롭히는 일이 잦다는 것이었다.

쉬는 시간에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오면 책상에 음료수를 쏟아두거나, 책이나 노트를 찢어두는 식이었다고 한다. 한번은 교재가 없어져 한참을 찾아 헤맸는데, 그 모습이 안타까웠던지 급우 중 한명이 “누군가 교재를 쓰레기통에 집어넣더라”고 귀뜸해줘서 겨우 교재를 찾기도 했단다. 조카의 이야기를 듣고는 실업계에 남녀공학이라 장난의 정도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말을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조금만 더 참아보는게 어떻겠냐고 친구들이 너를 인정해줄 때 까지 조금만 더 참고 공부도 열심히 하면 다 좋아질꺼라는 맥 빠지는 대답만 하고 말았다.

그렇게 보름정도가 지났을까. 조카의 고민이 자꾸만 신경이 쓰여서 학교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 찾아갔다. 친구와 함께 필자를 기다리던 조카는 전보다 더 풀이 죽어있었다. 학교생활이 어떤지 물어보니, 함께 있던 친구가 대신 대답했다 “최악이예요”라고. 그리고는 조카를 대신해 친구들이 조카를 괴롭혔던 일들을 낱낱이 고해바쳤다. 조카가 학교준비물로 챙겨갔던 배드민턴채를 누군가 훔쳐가고, 책상에 올려뒀던 이어폰도 누군가 훔쳐갔다가는 것이다. 남자아이들 여럿이 욕설을 섞어가며 놀리는 일도 많아졌다고 했다. 일이 심각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섣불리 나서려니 걱정이 앞섰다. 공연히 사건을 악화시키지는 않을까 걱정됐기 때문이다. 누나에게 전화를 걸어 넌지시 조카의 고민꺼리에 대해 관심을 좀 가지라는 말을 건네는 것이 고작이었다.

편치 않은 마음으로 그렇게 시간이 지났는데, 며칠 전에 소심하고 착하기만 했던 조카로부터 연락이 왔다. “삼촌, 저 도저히 못참겠어서 선생님을 찾아가 그간 괴롭힘을 당했던 것을 다 말씀드리고, 진정서도 써서 제출했어요”라고. 진정서를 제출했으니 학교에서 응당의 조치가 있으리라 기대해보지만, 그렇지 못하면 내가 어떤 도움이 돼줄 수 있을까 벌써부터 한참을 앞서 고민에 빠져본다.

학교폭력으로 힘들어하는 조카를 둔 삼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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