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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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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평택신문 │ 기사작성 2017-3-17 │ 조회256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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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대학재수=인생재수’ 취급, 제도권 혜택마저 차별
승자독식 권하는 사회풍토 개선시급
장학금 중복수혜·재수생 지원부재, 지자체가 나서야

 


장학제도를 비롯한 각종 혜택에 있어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도권의 지원과 보조를 받는 학생들은 계속해서 중복지원을 받고 소외된 학생들은 철저하게 혜택에서 배제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대학에 입학했다는 김 모 양(여, 20세)은 졸업식이 있던 날 학교를 떠나는 아쉬움보다 차별로 인한 서운함이 더 컸다고 한다. 서울에 소재한 소위 일류대학에 입학예정인 일부 학생들은 졸업에 즈음해 장학금을 받았지만, 지방에 소재한 4년제 대학에 입학예정이었던 김 양은 학교로부터 어떤 지원도 받지 못했다. 더욱이 장학금을 받은 학생 중 일부는 진학할 대학으로부터도 장학금 혜택을 받는 경우도 많다고 하니 김 양은 상대적 박탈감마저 느낀다고 털어놨다.

지난 2월 평택소재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 이 모 군(남, 20세)은 모두의 축하를 받아야 할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대입전형에 합격해 대학에 진학하는 친구들과는 달리 재수를 결심한 이군은 천덕꾸러기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도저히 졸업식에 참석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대학졸업식에 취업을 하지 못한 대학생들이 졸업식장에 참석하지 않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대학진학을 못했다는 이유만으로도 남들의 눈치를 봐야하는 지경에 이르게 될 줄은 이군도 몰랐다며 깊은 한숨을 내셨다.

우리사회, 대졸자와 고졸자에 대한 차별어린 시선 여전

우리 주위에는 수많은 김 양과 이 군이 있다. 제도권으로부터 소외받은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예전보다는 상황이 조금 나아졌다고 해도 대졸자와 고졸자를 바라보는 사회의 차별어린 시선은 여전하다. 현실이 이러하니 자연히 대학진학을 열망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고교졸업 후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경우가 더러 있기는 하지만 직업의 선택폭에 있어서 제한과 차별이 여전하다. 그러니 양질의 직업을 얻기 위해서는 대학진학이 꼭 필요하다는 인식에 반론을 제기하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아직까지는 대학진학이 선택이 아닌 필수다.

대학에 진학한다는 것은 곧 상당한 비용부담을 떠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입학금에 등록금 그리고 타지로 대학을 진학할 경우 주거비 부담까지 고려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주거비가 저렴한 기숙사비용도 학기당 100만 원이 넘은지 오래다. 기숙사에서 밀려나 주변 원룸을 이용해야한다면 비용부담은 더 크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택시는 평택학사 건립에 나섰다. 하지만, 서울권 대학에 진학한 학생만을 위해 총사업비 120억 원을 들여 학사를 건립하고 지방대로 진학한 학생들을 위한 지원책은 전혀 마련하지 않고 있어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사회에 진출하기 전 대학 진학 때부터 사회적 차별과 마주해야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장학금 중복수혜·몰아주기로 경제적 취약계층 학생들만 피해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대학에 진학한 후 장학금 수혜에 있어서도 차별은 존재한다. 집안형편이 어려워 대학진학 중에도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하는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학업시간을 손해 보게 되고 좋은 학점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도 낮을 수밖에 없다. 좋은 학점을 받지 못하면 멀게는 취업에 있어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지만, 가깝게는 장학금혜택에서도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학업성적이 상위 10%에는 들어야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장학금을 받지 못한 학생은 학비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악순환이 반복된다. 학업성적은 기숙사 신청우선순위의 기준이 되고 취업에서 중요한 판단자료가 되기 때문에 된다.

대학자체에서 성적 우수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은 그렇다 쳐도 대학에서 장학금을 이미 지급받은 학생이 지역장학재단과 지역에 기반 한 각종 사회단체로부터 상당한 금액의 장학금을 중복해 지급받는 다는 것은 문제다. 장학금 중복수혜·장학금 몰아주기로 인해 정작 장학금혜택이 꼭 필요한 경제적 취약계층 학생들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게 된다. 장학금이 개개인을 향한 격려 차원을 넘어 또 다른 차별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학제도 자체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장학금을 중복해서 받을 수 없도록 제도적으로 정비해 모든 학생들에게 장학금 혜택이 고루 돌아가게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물론 차 상위계층을 비롯한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장학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또 다른 사각지대도 있기 마련이다. 장학금을 획일적인 기준으로 선정해서 기계적으로 지급하는 방식을 탈피할 필요성도 있다. 장학제도에 지원하는 지원자들의 학업계획서를 통해 학생의 가능성과 재정지원의 필요성을 충분히 정성 평가해 꼭 필요한 사람에게 장학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제도적인 정비도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재수생도 넓은 의미의 학생, 제도권 혜택 배제 말아야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재수를 선택하는 학생들을 위한 지원책도 강구돼야 한다. 더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궁극에는 더 나은 삶을 위해 1년의 시간을 더 투자하는 경우는 사회적으로도 너그러이 용인되는 부분이다. ‘재수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말이 공연히 나온 말은 아닌 것이다. 하지만, 재수생으로서의 삶은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다.

재수를 하는 동안 1년간 대학생활에 소요되는 비용보다 더 많은 기회비용이 투입된다. 재수생 모두가 가정형편이 넉넉한 것은 아니다. 대학에 진학한 또래의 학생들은 ‘학생증’을 활용해 대학생이 누릴 수 있는 갖가지 혜택을 향유할 수 있지만, 재수생은 그마저도 없다. 재수생들도 엄연히 학업에 매진하는 학생인데 제도권학생이 누릴 수 있는 혜택에서 배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재수생도 넒은 의미에서는 학생이다. 제도권에서 누릴 수 있는 혜택에서 배제돼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가차원에서의 지원제도가 중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자치단체차원에서 지원대책을 강구하면 안 된다는 법도 없다. 기회의 균등제공을 통해 어느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을 해줘야한다. 기초자치단체 차원에서 가용자원을 적절히 활용해 누구하나 소외됨이 없이 세심히 배려하는 것을 시작으로 조금 더 많은 학생들에게 혜택이 균등히 돌아갈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노력도 이루어져야한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공통된 바람이다.

정미라 기자 mamui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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