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절기-상달고사 > 기획

본문 바로가기

기획

세시절기-상달고사

페이지 정보

작성자 평택신문 │ 기사작성 2017-10-30 │ 조회102회 │ 댓글0건

본문

천신에 올리는 10월의 추수감사제 ‘상달고사’
가을고사·성주제·안택, 안택굿·도신으로 불려
수확기인 음력 9월에 시작해 10월에 마무리
집집마다 떡 교환하며 ‘人情’의 기회로 삼아

f2ea94fc919b9aefd2f382b030c7e619_1509328


고사는 한자로 ‘告祀’라고 표기하나 한자어에서 유래한 말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최남선(崔南善)은 ‘고시레·고사·굿’을 같은 어원으로 보아 작은 의례를 ‘고시레’라고 하고, 고사는 굿의 규모는 아닌 중간 크기에 해당하는 의례라고 하였다. 장구를 울리고 무악(巫樂)을 갖추어 춤을 추는 것이 ‘굿’이라면, ‘고사’는 그보다 작은 규모이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집안의 크고 작은 일들 앞에 고사를 드리며 정성을 쏟아 왔다.
10월도 마지막이다. 얼마 남지 않은 2017년을 위해 마지막 정성을 비는 마음으로 10월의 세시풍속 ‘상달고사’의 의미에 귀 기울여 보자.

말날이나 길일 택해 가택신들께 지내는 제사

‘고사(告祀)’는 음력 10월에 가정에서 말날이나 길일(吉日)을 택해 가택신(家宅神)들에게 지내는 제사다. 성주를 비롯해 조상(祖上), 조왕, 삼신(三神) 등 모든 가택신을 포함하는데 주부가 맡아 간략하게 지내기도 하지만 무당을 초빙해서 굿을 하기도 한다. 이 고사는 가을고사, 성주제, 성주굿, 성주받이굿, 안택, 안택굿, 도신(禱神), 지신제(地神祭) 같이 지역에 따라 여러 명칭으로 불린다.
음력 10월은 역법으로 12수에 해당하는 해월(亥月) 곧 돼지달이다. 신곡을 신에게 드리기에 가장 좋은 달이라 하여 ‘상달(上月)’이라 한다. 고대 사회의 제천의식과 관련된 기록이 ‘삼국지(三國志)’ ‘위서(魏書)’ ‘동이전(東夷傳)에’ 있다. 예부터 10월에는 하늘에 제사를 지냈으니 고구려(高句麗)에서는 사당을 세워 귀신(鬼神), 사직(社稷), 영성(靈星)에 제사 지내는 제천의례(祭天儀禮)가 있었는데 그것을 ‘동맹(東盟)’이라 했다. 이 밖에도 예(濊)의 무천(舞天)을 비롯해 마한(馬韓)에서도 농공(農功)이 끝난 후인 10월에 제천의례(祭天儀禮)를 올렸다. 근대 국가에 와서도 10월이면 상달고사를 비롯해 개천제(開天祭)와 시제(時祭)를 지내는데 이는 고대 제천의례의 유습으로 볼 수 있다.

팥시루떡으로 성주와 가택신에 건강과 풍요 빌어

‘상달고사’는 10월 중 길일을 택해 지내지만 특히 말날인 오일(午日)을 좋은 날로 여긴다. 이날 팥 시루떡을 해 성주를 비롯한 집안의 신들에 올려 가내의 평안과 건강과 풍요를 빌고, 팥 시루떡을 마구간에 차려놓고 말의 무병과 건강을 빌기도 한다. 10월의 오일 가운데에서도 무오일(戊午日)을 상마일(上馬日)로 치는데 무(戊)가 무(茂)와 발음이 같아 무성함을 기대한 것에서 기인한다. 반면에 병오일(丙午日)은 병(丙)과 병(病)이 발음이 같아 꺼린다. 전통사회에서 말은 소와 더불어 농사와 같은 생업에 직접 참여해 식구와 같은 귀한 존재였다.
반드시 말날이 아니더라도 길일을 택해 햇곡으로 술과 시루떡, 과일을 장만하고 성주신을 비롯한 가택신에게 올려 복을 빈다. 흔히 정월고사를 ‘안택’ 또는 ‘안택고사’라고 하지만 상달고사 역시 안택이라고도 한다. 중부 이북에서는 안택이라고 하는 반면 영호남에서는 주로 ‘도신’ 또는 ‘도신제(禱神祭)’라 한다.

‘성주·터주·조상·삼신단지’에 햇곡 넣어

주부가 직접 고사를 지낼 경우에는 다른 제의 때와 마찬가지로 집 앞에 금줄을 치거나 황토를 뿌려 부정을 막고, 주부는 목욕재계하고 매사를 정결하게 한다. 무당과 같은 전문 사제자가 굿을 할 경우 역시 부정을 막기 위한 금기가 따른다.
성주신은 집안의 으뜸신으로 대주(大主)를 상징하며 가정의 천신(天神)과 같은 존재이다. 성주굿의 성주무가에는 하늘에서 천신이 하강해 인간에게 집 짓는 과정을 가르쳐 주고 집의 으뜸신인 성주신으로 자리 잡는다는 내용이 있다. 그래서 상달고사를 특별히 ‘성주고사’라 하고 무당이 주재하는 성주굿을 크게 벌이기도 한다. 물론 고사를 지낼 때에는 성주신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터주, 조왕, 삼신 같은 집안의 여러 가택신에게도 기원한다.
10월 고사를 지낼 때에는 농사를 짓는 가정에서는 성주단지, 터주단지, 조상단지, 삼신단지 같은 신주단지의 곡물을 햇곡으로 갈아 넣기도 한다. 그리고 묵은 곡식으로는 밥을 짓거나 떡을 하는데 집안 식구끼리만 먹는다. 이 곡물은 복이 담긴 음식이라 여겨 복을 밖으로 내보내지 않는 것이다. 내보냈다가 행여 부정한 사람이 먹으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집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지낼 수 있어

농경 과정을 파종기(播種期), 성장기(成長期), 수확기(收穫期), 저장기(貯藏期)로 나누어 본다면 상달은 수확기에 해당한다. 한가위 때에 일부 햇곡식을 수확하기도 하나 제한적이며, 대체로 음력 9월부터 시작해 10월에 마무리한다. 그러기에 상달고사는 추수감사제의 성격과 더불어 천신제(薦新祭)의 성격도 지닌다.
고사는 원칙적으로 지연적인 집터의 신을 중심으로 한 의례이기 때문에, 혈연 조상의 제사와 달리 어느 누구나 집을 가진 사람은 고사를 지낼 수 있다. 그러나 집을 갖지 못한 사람은 고사를 지낼 수 없다. 또한 고사떡은 이웃과 나누어 먹는 것이 관례이므로 집집마다 떡을 교환하게 됨으로써 인정을 나누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햇살 따사롭고 청명한 가을 10월, 상달고사의 의미를 되새기며 나뿐만 아닌 이웃의 안녕을 기원하며 눈웃음이라도 나누는 여유를 가져봄이 어떨지.

<자료>
三國志
韓國民俗大觀4-歲時風俗·傳承놀이 (高麗大學校 民族文化硏究所, 1981)
韓國의 歲時風俗 (張籌根, 螢雪出版社, 1984)
韓國文化상징사전2 (韓國文化象徵辭典編纂委員會, 東亞出版社, 1995)
韓國의 歲時風俗Ⅱ (국립민속박물관, 1998)
충청남도 세시풍속 (국립문화재연구소, 2002)
한국세시풍속Ⅰ (김명자, 민속원, 2005)

<정리> 이보용 기자 byleec@hanmail.net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신문사소개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상단으로
주소 : 경기도 평택시 이충동 448-10 7층|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다01161 Tel:031-663-1100
발행인: 이중희 / 사장: 박종근|창간일 : 2001년 9월 1일
Copyright© 2001-2013 IPTNEWS.KR ALL rights reserved.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