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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세상] 노숙인에 대한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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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평택신문 │ 기사작성 2021-1-13 │ 조회28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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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숙인에 대한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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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진 주

  국제대학교 간호학과 전임교수 

  노숙인 재활·알코올 중독·정신건강·자살 등 연구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우리나라는 경제적 어려움을 감당치 못해 노숙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급증하였다. 보건복지부의 2016년 노숙인 실태조사 자료에 의하면 전국에 약 11,000명의 노숙인이 있으며 현재 전국 노숙인 중 60%가 서울에 거주하며, 경기도가 그 뒤를 이어 빠르게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에서 노숙인이 가장 많은 지역은 수원으로 거리노숙인의 경우 약 300명으로 추산된다.

 

필자는 IMF 당시에는 그 심각성을 몸소 체감하지 못하였으나 그 여파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회 곳곳에 상처로 남아있음을 자주 목격하며 살고 있다. 1년 전까지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수많은 노숙인들이 알코올 중독이나 심한 우울증으로 입·퇴원을 반복하고 그들을 돌보는 직원들의 고충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노숙인들의 삶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노숙인 종합 지원센터에 직원들이 동사를 예방하려고 밤 늦은 시간까지 거리로 나가 연거푸 노숙인들에게 시설입소나 입원을 권유하지만 웬일인지 그들은 차가운 바닥을 고집하며 꿈쩍도 하지 않는다. 국가에서 병원비를 전액 지원하는 데 무엇이 노숙인들을 춥고 배고픈 길거리에 머물러 있게 하는 걸까 궁금했다. 필자는 2017년도에 수원 다시서기노숙인종합지원센터에서 20여명의 노숙인들의 삶의 이야기를 듣고 자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지금도 기억이 선명한 것은 12시간의 첫 만남을 마치고 헤어질 즈음 내 이야기를 이렇게 해 본적이 없어요라고 말하며 수줍게 웃던 모습이다. 두 번째 만남에서는 면담하고 집에 가는 데 발걸음이 날아갈 것처럼 가벼웠다고 하며 웃어주던 중년 남성의 주름진 얼굴이 떠오른다. 만나보니 그들은 감정을 나눌 줄 알고 진실함을 잃지 않으려는 보통의 사람들이었다.

 

보증이나 사업 빚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되고 가족에게 해를 주기 싫어 도망치듯 나온 뒤 시작되는 노숙의 삶은 핸드폰 명의도용이나 대포차 등의 범죄에 휘말리어 더 빠져나오기 힘든 상태가 된다. 죽지 못해 선택한 밑바닥의 삶이라 자기에 대한 혐오로 몸은 망가지고 삶의 의욕은 사라진다. 이것을 그들은 노숙생활에 젖는다라고 한다. 다시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비빌 언덕이 없고 마음과 몸은 황폐해져 가기만 한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다시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회적 배려이지만 돌아오는 것은 경계하는 눈빛이나 차가운 외면이었고 이유없는 폭력이었다.

 

필자가 24년간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놀란 것은 우리나라 사회복지나 의료보험제도가 정말 잘 갖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초생활 수급자의 혜택을 받으려면 주소지가 있어야하고 근로능력이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한다. 거주지가 없어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노숙인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도나 시에서 운영하는 노숙인 자활센터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우리도 살다 언제 노숙인이 될지 모르는 것 아니겠는가?

 

북극에서 온다는 한파는 어제 밤새 눈을 뿌렸고 칼바람이 살을 파고 든다. 이렇게 추워지면 길거리나 공용화장실 바닥에 박스나 신문을 깔고 자는 집 없는 사람들이 걱정된다.

 

얼마 전 TV 에서 실패한 사람의 90%가 열심히 일했다는 통계가 있다고 하였다. 노숙인들은 잉여인간이나 게을러서 실패한 사람들이 결코 아니다. 그냥 하루 하루 열심히 살았을 뿐인데 코로나 19로 인해 생계가 위태롭거나 폐업을 선택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들도 갑자기 겪는 어려움이 노숙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길거리 노숙인들 중 50%는 술도 안 먹고 건강하며 활동 지원을 통한 탈노숙을 원하고 있다. 그들 중 10%는 실제 탈노숙을 통해 다시 국가에 세금을 납부하며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나는 마음이 마비될 만큼 힘든 일을 겪으며 사는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학대하는 지 안다. 그러나 인간은 숨이 끊어질 때까지 행복을 추구하고 희망을 찾는다는 것도 안다.

 

필자의 임상 경험으로 미뤄봤을 때는 노숙도 중독이다. 중독은 예방이 우선이겠지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하여 노숙으로 접어든 6개월 이내 시점에서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평택시도 노숙인이 발생하는 역사 주변ㆍ통복시장ㆍ공원ㆍ교각 밑ㆍ상가 밀집지역 등의 장소에서 경찰이나 소방서를 중심으로 야간 순찰활동 등을 통해 동절기 한파로부터 노숙인 보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수원시처럼 노숙인 종합지원센터가 아직 없어 실태 조사나 체계적인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라 이 지면을 통해 노숙인 문제를 공론화시키고 평택시 정책이나 예산에 반영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잉여인간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무기력하고 무능한 인간을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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