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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지산동 805번지 콩나물 공장 아들, 천재시인 박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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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평택신문 │ 기사작성 2017-5-29 │ 조회450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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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 ‘송북 시장’ 근처 지산동이다. 1960년대엔 지산동이라기 보다는 ‘쑥고개’로 불려 용남여객 완행버스는 ‘평택’ ‘서정리’ ‘쑥고개’라는 여정표를 달고 다녔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면 꼭 써야 하는 주소란에는 송탄읍 지산리 755번지와 지산동 768번지가 기재됐다. 어린 시절 필자의 집에서 200여 미터 떨어져 송탄 버스정류소 뒷길로 지산동 사무소 쪽으로 가는 논길 옆에 콩나물 공장이 있었다. 공장이라기보다는 그저 평범한 봉당 넓은 일반 가옥이었고 그의 아버지는 기른 콩나물을 가까운 송북시장 (당시는 ‘아침시장’이라 하였다)에 내다 팔았다. 그의 선친과 나의 선친이 친분이 있어 두어 번 선친을 따라 콩나물 공장에 가본 기억도 있다. 그 집은 아직도 옛 모습을 가지고 그 좁은 길옆에 있어, 포털사이트 지도 로드뷰에서도 찾기가 쉽다.

그 곳이 지산동에서 난 천재 ‘쑥고개’시인 박석수의 생가이고, 중학생 박석수 시인이 콩나물에 주려고 펌프로 물을 퍼 올리던 콩나물 공장이다. 박석수 시인은 1949년 그곳에서 태어났고, 수원 연무동에서 유년기를 보내고 중2때 다시 돌아와 시적 영혼을 키웠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듬해인 1971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술래의 잠’이 당선돼 등단했다.


그는 평택시에서 사립 중학교 교원을 하기도 했고, 현대서점을 운영하기도 했다. 80년대에는 유명한 잡지사 ‘여원’에 입사해 편집부장을 하기도 했다. 1976년 첫 번째 시집 ‘술의 노래’는 1000권을 발행했으나, 팔리지 않아 다시는 시집을 내지 않겠다며 960권을 불살라 버려 시집 ‘술의 노래’는 희귀본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쓰고 싶은 욕구를 억제하지 못한 글쟁이 박석수는 단편소설 ‘당신은 이제 푹 쉬어야 합니다’를 통해 ‘월간문학’ 신인상에 당선됐고 소설가로 활동했다.

1983년 두 번째 시집 ‘방화’를 냈다. 휴머니스트 박석수 시인에게는 1960~70년대 오산 공군기지 기지촌의 대명사 ‘쑥고개’가 울분의 대상이었고 기지촌 미군 클럽 접대부 ‘양색시’가 애처로움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필자도 그렇지만 전후 베이비붐 세대는 고향 쑥고개를 부끄러워했다. 외지에서 생활하면서도 고향을 물으면 ‘평택’이라고 했지, 당당하게 ‘송탄’이라고 답하지 못하던 시절도 있었다. ‘쑥고개’라는 명칭은 더더욱…이러한 맥락에서 박석수 시인의 기지촌에 대한 울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렇기에 그의 성향이 반미 민족주의자로 분류되고 그의 시집 ‘방화’가 미 국회 도서관에 소장 되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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