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 새로운 ‘한류’의 시작 > 기자수첩

본문 바로가기

  • 오피니언 opinion
기자수첩

노년, 새로운 ‘한류’의 시작

페이지 정보

작성자 평택신문 │ 기사작성 2016-10-24 │ 조회678회 │ 댓글0건

본문

<구원서 기자의 e-런 세상>

 

c5b3f12af258bf30dc5dc7404cbc4766_1477274 

구원서 기자

 

 

최근 나이가 조금씩 들어가면서 노년의 삶을 다룬 영화나 노년 생활을 소개하는 다큐프로그램에 눈길이 자주 간다. 이즈음 언뜻 떠오르는 영화 한 편이 있다. 2012년경으로 기억된다. 프랑스 영화 ‘아무르’다. 미카엘 하네케 감독이 만든 노년의 생활을 소개한 영화 ‘아무르’는 정말 암울했다. 치매에 걸린 부인을 뒷바라지하는 남편의 모습에서 삶의 종착역이 저처럼 힘들면 인생이 너무 비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 폴 앤드류 월리엄스 감독의 영국 영화 ‘송포유’는 고집스런 남편이 성격 밝은 아내의 죽음으로 세상에 마음을 연다는 따뜻한 내용의 영화로 기억된다. 그래도 홀로 남은 노년은 서글프다.

 

요즘 다양한 분야의 신문광고가 많이 사라졌다. 남아 있는 광고는 오직 세 가지뿐이라고 씁쓸한 농담을 던진다. 건강을 지키기 위한 등산용품, 건강 잃을 것을 대비한 실버건강보험, 건강 잃고 세상 떠날 때를 위한 장례상조 광고가 바로 그것이다. 젊은이들이 신문을 거의 보지 않기 때문에 대기업 이미지나 아파트 광고를 빼고는 노인들 광고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인생의 마무리가 이처럼 본능적 생존을 위해서만 힘겹게 싸우다가 결국 떠나고 마는 것이라면 우리 삶의 모습이 너무 애처롭다. 인생의 마지막이 갓난아이처럼 누군가의 손에 의해 돌봄을 받다가 결국 고통 속에서 세상을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면 인생자체가 너무 허무한 일이다. 가을 낙엽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다가 ‘쨍’하는 서릿발 추위와 함께 스스로 겸허하게 모든 잎을 떨궈내듯 깔끔하고 멋지게 떠날 수는 없을까?

노인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쳐 노인들끼리 인터넷 신문을 만들도록 하는 일을 시작했다는 어느 대학교수의 일화다. 삼백 명 정도의 노인들이 다양한 정보를 검색하고 교환해 인터넷 신문을 만든다. 처음 배운 컴퓨터 실력이지만 열의가 대단해서 매일 몇 시간씩 그 일에 빠져든다고 한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회원 중 팔십 대가 넘는 분도 꽤 많은데 지난 몇 년간 돌아가신 분이 몇 분 안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분들도 돌아가시기 전 길어야 한두 주 정도만 병원신세를 졌다고 한다. 많은 노인들이 엄청난 병원비와 오랜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빠져드는 일거리가 있으면 소리로 말하는 “구구팔팔이삼사”가 실현되나 보다.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은 우리 사회에 많다. 어린이날은 물론이고, 유아원도 있고, 놀이동산도 있고, 피아노, 미술학원도 있고, 어린이 TV도 있다. 그런데 노인을 위한 프로그램은 턱없이 부족하다. ‘노인’을 떠올리면 그려지는 것이 ‘노인정, 경로당, 독거노인, 쪽방촌, 탑골공원’ 등 모두 부정적인 이미지로 다가오는 단어들뿐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노인들조차 ‘노인’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 싫어 노인대학, 경로대학을 ‘평생대학’이라는 이름으로 바꾸기를 선호한다. 취학 전 아이들의 무임승차는 당연하게 여긴다. 그런데 경로우대 무임승차는 지하철 적자의 원흉이라고 거품을 무는 사람들도 있다. 홀로서기가 힘든 것은 어린이나 노인이나 마찬가지인데 아직도 사회적 인식은 노인을 어른으로만 생각하고 돌보기를 게을리 한다.

이제 노인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은퇴하면 마치 폐기처분된 노동력으로만 생각하는 인식도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알루미늄 캔도 이전에는 쓰레기로 환경오염의 주범처럼 취급됐었다. 그러나 이제 알루미늄 캔 재생은 우리의 중요한 자원산업이 됐다. 이처럼 노인 노동력 재생도 필요한 것은 아닌가? 아직도 충분한 능력이 있는데 나이 때문에 생산현장에서 밀려나야 하는 것은 헌법에서 보장된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이다.


이제 ‘초고령사회’에 대한 걱정만 하지 말고 노인 노동력을 새로운 창조산업의 동력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노인의 날도 활성화시키고, 노인들을 위한 에코 신도시도 만들고, 노인들이 다니는 전문적인 대학도 만들고, 노인들이 파트타임으로 일할 수 있는 노동시장도 만들어야 한다. 젊은이들에게 인기 많은 예능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얼마전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한 ‘꽃보다 할배’ 같은 프로그램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우리 모두에게 친숙하게 다가올 수 있어야 한다. 은퇴한 장년들이 색소폰도 배우고, 드럼이나 노래도 배우는데 이제 노년층을 위한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도 하나 만들면 어떨까?

고령화 사회를 버려진 노인들의 사회로만 보지 말고 노인들의 역량이 발휘될 수 있는 사회로 바꿔야 한다. 그런 노인을 위한 나라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고령화 사회로 고민하는 많은 다른 나라들은 또 다른 한류에 크게 환호할 것이다.


부디, ‘출산율’ 높이는 일에만 혈안이 돼, 있는 자원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오류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나랏일 하시는 분들의 해안과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

 

구원서 기자 guwonseo@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신문사소개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상단으로
주소 : 경기도 평택시 진위면 경기대로 1645, 2층 (지번 : 경기도 평택시 진위면 신리 49-1, 2층)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다01161 Tel : 031-663-1100
발행인: 이중희 / 사장: 박종근|창간일 : 2001년 9월 1일
Copyright© 2001-2013 IPTNEWS.KR ALL rights reserved.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