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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런세상> 긍정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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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평택신문 │ 기사작성 2016-12-30 │ 조회392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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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런세상>
긍정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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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늦겨울 뉴욕의 어느 골목길에서 맹인 한 명이 구걸을 하고 있었다. ‘나는 맹인입니다’라고 쓴 패찰을 목에 건 맹인에게 누구도 돈을 주는 사람이 없었다. 우연히 이 광경을 목격한 시인 앙드레 불톤이 팻말의 문장을 고쳐 써 주었다. 오래지 않아 빈 깡통엔 지폐와 동전이 수북하게 쌓였다.

‘언어는 묘한 마력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유명한 일화다. 앞 문장이나 첫 단어는 초점을 부여해주는 역할을 한다. 긍정의 이미지로 작용한다면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공감을 얻는 데 큰 힘을 발휘한다. ‘봄이 곧 오는데 나는 볼 수가 없습니다’ 시인 앙드레 불톤이 써 준 문장은 행인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봄이 주는 이미지는 ‘따뜻함’ ‘희망’ ‘환희’ ‘새생명’ ‘개화’ ‘아름다움’ ‘새출발’ 같은 생동감으로 사람들에게 극대화된 행복을 꿈꾸게 한다. 이 찬란한 봄을 볼 수 없다니 맹인이 한없이 애처롭고 불쌍한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경제는 불황이고 날씨마저 추운 겨울이니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오죽 간절했을까. 재미있는 것은 시인이 쓴 문장의 순서다. ‘나는 볼 수 없습니다. 곧 봄은 오는데’라고 직접화법으로 썼다면 어땠을까? ‘아, 이 사람 맹인이구나’로 싱겁게 끝나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상대방은 언제나 자기주도적 입장에서 영향을 받는다. ‘봄이 곧 오는데 나는 볼 수가 없습니다’라고 간접화법으로 상대편 입장에서 봄이 주는 이미지를 극대화했기 때문에 ‘이 사람은 찬란한 봄을 못 보는 구나’로 동정심이 생겨났다. 강요가 아닌 상대에게 자기주도적 공감을 만들어준 것이다.

 

높은 행복집단의 사람들은 낮은 행복집단 사람들에 비해 긍정단어에 대한 반응이 빠르다고 한다. 긍정의 사고는 생각의 확장을 가져와 학습능력도 높아지고 많은 양의 지식을 받아 축적하는 데도 이롭다는 실험결과가 증명하듯이 자라는 아이들에게 긍정의 언어로 좋은 기를 불어넣어 주는 선생님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요즘 험악해진 아이들의 언어순화를 위해 욕 쓰지 않기 운동을 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언어의 순화는 상대방과 나를 정화시켜 배려와 존중의 습관을 배우는 인성교육의 기본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어느 아동 연구소에서 아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좋은 단어들로 된 카드와 좋지 못한 단어들로 된 카드를 나누어주고 문장을 몇 개 만들어 보라고 한 후 실험맨이 의도적으로 두 그룹의 아이들에게 부딪쳤다. 결과는 명확했다. 좋은 문장을 만들고 나온 아이들은 먼저 사과를 하거나 괜찮은지 상대를 배려하는데, 나쁜 문장을 만들고 나온 쪽 아이들은 대다수가 화를 내며 상대를 비난하고 심지어 폭력을 시도하며 험악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아이들의 행동을 바꾼 것이 언어다. 언어는 행동뿐만 아니라 세상을 보는 프레임도 바꾸는 엄청난 힘이 있다. 사진작가가 프레임 속에 무엇을 담을지에 따라 강조되는 부분이 달라 같은 장면을 찍어도 이미지가 극명하게 달라질 수 있다. 선한 풍경도, 분노를 일게 하는 풍경도, 평화로운 풍경도 작가의 프레임 속 상황이 만들어낸다.

 

언어는 단순히 ‘의사소통의 도구’가 아니다. 언어가 의사소통을 위한 도구로만 사용된다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도,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낼 수도 없을 것이다. 때문에 언어는 ‘삶’이요, ‘공감’인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언어를 이용해 자신의 이기심을 채우고 폭력을 행사한다. 일부 비행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가정이나 학교, 직장은 물론, 심지어 정치 지도자들 까지도 언어폭력을 행사한다. 언어를 이용해 이웃을 속이고, 국민을 농락한다. 언어를 이용해 자신을 포장하고, 상대를 몰락시킨다.
언어가 가진 위대한 힘을 활용한 기막힌 전략이다. 철저한 이기적 언어 습관으로 인해 남편이, 아내가, 자식이, 국민이 극심한 고통과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정유년 새해에는 ‘이기적 언어’ 습관을 버리고 ‘이타적 언어’ 사용으로 상대방의 ‘자기주도적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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