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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서 기자의 e-런세상>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 책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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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평택신문 │ 기사작성 2017-3-3 │ 조회370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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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서 기자의 e-런세상>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 책임은?

 


인류는 20만년을 살아오면서 지구상의 수많은 바이러스와 싸워왔다. 때로는 종 전체가 멸망하기도 했지만 새로운 인류는 수많은 생명을 잃어가면서도 결국 바이러스를 이겨내는 면역이 형성 돼 목숨을 부지하고 문명을 만들어 오늘에 이르렀다. 결국 바이러스와 인류는 공생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1년,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은 걷잡을 수 없이 퍼져 전국을 가축들의 무덤으로 변모시켰다. 가축들이 묻힌 매몰지가 전국에 4400개나 생겨났다. 동시에 구제역으로 인한 피해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010년 말부터 시작 돼 2011년 3월까지 이어진 구제역은 그 피해액이 3조 원을 넘었다. 그때 농민들은 줄초상 상태였다. 더 이상 버틸 수 있는 힘을 갖지 못해 구조조정의 틀 속으로 떨어진 농민들이 부지기수였다.

그런가하면 2016년 11월 첫 발병한 AI(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한 닭과 오리 등 가금류 살처분 규모는 3312만 마리에 달한다. 이번 겨울 AI가 발생한 전국 340개 가금류 사육 농가에 지급해야 할 살처분 보상금은 2612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하니 피해가 역대 최대 규모였던 2014년 1017억 원의 2.6배 규모에 달한다.

해마다 상시적으로 AI가 발생하고 구제역에 노출되고 있다. 그러면서도 사태가 발생하면 애꿎은 철새와 농민에게 책임을 떠넘긴다. 정부는 물론이고 언론조차도 농민의 도덕적 해이를 문제 삼는다. 그뿐만이 아니다. 언론은 일제히 축산물 관련 물가 상승을 부추기기도 한다. ‘달걀 값이 크게 폭등했느니’ ‘수입물량이 얼마나 되느니’ ‘쇠고기 가격도 오르고 삼겹살은 금겹살이 됐노라’며 호들갑을 떨지만 정작 가축전염병이 어떻게 발생하고 어떻게 방제하는지에 대해선 말하지 않는다. 그러니 가축전염병이 일반화된 2000년 이후 지금까지의 방역대책이 전근대적으로 머물고 있는 것이다. 이런 행태는 농업경시정책이 만들어낸 필연적 결과다. 지금까지 정부와 재계의 농업개방정책이 우리 국민의 농사에 대한 일반적 인식을 그렇게 만들어 낸 것이다.

정치인들의 모습은 더욱 꼴사납다. 현장에 나가 분무기 잡고 설쳐대면 바이러스가 죽기라도 하는 양 설레발을 친다. 그렇잖아도 녹초가 된 공무원과 농민만을 괴롭히는 일이라는 걸 모르는 채 말이다. 대통령을 대행한다는 총리는 여기저기 정신없이 쏘다니더니 구제역 대책에는 헛발질이 요란하다. 당장 백신을 놓으라고 명령만 하면 다 되는 줄 아는지 정작 백신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다. 보고체계는 물론 방역인식도 문제다.

전국 확산이 우려되는 구제역 확진 건수가 늘고 살처분 마릿수도 1천 마리를 넘겼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축산부)는 올해 구제역 발생 이후 세 번째로 의심축 6마리가 발견된 충북 보은군의 한우 농가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O형 구제역 바이러스 확진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해당 농장은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보은군의 다른 농가에서 450미터 정도 떨어진 곳으로, 이 지역 반경 1.5km 안에서 확진 판정이 잇달아 나옴에 따라 구제역이 확산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농축산부는 농민들이 백신을 구입하기는 했지만 접종하지 않은 탓이라고 하지만 사실 축산 종사자가 수의사가 아닌 이상 어떻게 많은 수의 가축에게 접종을 할 수 있겠는가. 국가 시스템 자체가 허술하고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것이 문제임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설령 접종을 한다고 해도 당장 백신비용과 접종비용 등은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또한 접종 시 발생하는 불임이나 사산, 생산력 저하에 대한 보상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이런 모든 문제가 해결해야 하는 일임에도 농축산부는 그냥 백신을 접종하라고 명령만 내리고 있다. 그러고서도 일이 터지면 농민들이 게으르고 문제인식이 없고 도덕적으로 해이한 탓이라고 떠들어댄다.

이제는 상시적 대책이 필요하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우리 처지에 맞는 방역체계를 갖추어야한다. 축산업이 농민들의 생계이기도 하지만 국민들의 영양공급원이라면 기간산업으로 인정하고 상응하는 정책을 펴야한다.
정부는 가축 질병에 대해 ‘이번만 잘 넘기면 된다는 식으로 대처할 것’이 아니다. 우리가 가진 식량자원을 지키고 국민의 안전과 안정된 식생활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축산업을 바라보고 발전방향을 제시해야한다. 이번 AI에 이은 구제역 발생에 농민들의 도덕적 해이를 말하는 것은 책임을 전가하는 추잡한 행위이다. 자가면역이 떨어지는 사육환경에 대해 정부의 책임이 크다. 물론, 재계도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제라도 정부, 지자체, 국민 모두가 당사자인 농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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